병원정하기/출산클래스/기형아검사/유전자검사/성별
내가 진료를 다니고 출산까지 하게 될 병원은 굿사마리탄, 줄여서 굿샘.
풀네임은 PIH Health Good Samaritan Hospital.
임신 전부터 매년 정기검진하러 다니던 곳인데 엘에이 살 때 집이랑도 가깝고 닥터도 너무 좋아서 만족스러웠던 병원이다.
마지막으로 진찰 다녀온게 전년 7월이었고 임신 계획 있냐는 닥터 질문에 음 빠르면 내년 말이요~~ 했는데 반년만에 임신해서 옴 ㅋㅋ
다운타운 바로 옆이고 엘에이 한인타운에서도 차로 10-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
그치만 나는 이제 외곽으로 이사 나온 시골쥐..
어떻게라도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서 진료 예약은 주로 늦은 오전 시간대로 잡았다.
10시나 11시 사이가 딱 출근 트래픽도 없을 때고 진료 후 점심 먹고 오기 좋은 시간대였다.
우리 집에선 안 막혀서 40-50분 정도 걸렸다. 물론 편도로 ^^
그래도 병원이 프리웨이에서 가까이 위치해서 다.. 다닐 만.. 했다.
새로 이사간 동네로 산부인과를 옮길 수도 있었지만 근처에 마음에 드는 곳을 못 찾아서 포기~
몇 가지 TMI 한타 근처에 위치해서인지 회복실에서 미역국도 나온다. 나도 페퍼 낳고 전화로 씨위드슾을 시켜볼까 했지만 같은 병원에서 분만한 친구가 바다에서 바로 건져온 맛이었다고 해서 궁금증이 사라졌다..
아 그리고 예전에는 퇴원선물로 카시트랑 유모차 중 하나를 선물로 줬었는데 이제는 사라졌으니 괜히 기대하지 말 것.
어차피 퀄리티도 그렇게 좋진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업무차 굿샘 분만 병동에 왔을때 들은 얘기인데 마돈나가 첫 딸을 여기서 낳았다고 한다.. 그게 언제야..?
나는 미리 알아보고 준비해야 덜 걱정하는 스타일이라 병원투어를 원했는데 코시국으로 인해 없어졌다고 했다.
여기 있는 유툽 영상이 끝.
출산클래스도 예전에는 대면으로 진행했는데 이젠 다 줌으로 전환되어서 총 3번을 들어야 했다.
클래스마다 한 가지 주제로 진행되는데 1. Birth 2. Breastfeeding 3. Child safety 요렇게 커리큘럼이 짜여있다.
PIH Whittier에서 근무하는 분만병동 널스가 수업을 진행하고 첫 클래스는 출산 101처럼 전반적인 지식이랑 과정, 내가 택할 수 있는 출산방법 등을 배웠다.
진통/가진통 구분법. 양수가 터진후 대처 등등 대면 수업 당시는 한 토픽 당 수업이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근데 이제 그걸 한 세션에 다 욱여넣어서 수업길이가 어마어마하다.
수업마다 무려 3시간이 넘어서 평일 퇴근 후 저녁 6시에 시작해서 끝날 무렵엔 저녁할 힘도 없었다.. 너덜너덜
첫 수업에서 배운것중에 신기해서 아직도 기억에 나는 건 양수가 터질 때 드라마에서 보듯이 콸콸/줄줄 오줌처럼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거! 그렇게 나오는 산모도 물론 있지만 태아의 머리가 고무마개? 원리를 하면서 찔끔찔끔 나올 수도 있다고 해서 산모들이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양보다는 냄새를 맡고 색깔을 확인하는게 더 정확하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무통주사 (에피듀럴)에 관한 부작용이었다.
아예 없을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막상 전문가에게 설명을 들으니 이때부터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저혈압, 두통에다가 심각한 경우 일시적 신경데미지??까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아 이참에 한번 자연주의로 해봐,,??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안 그래도 유툽에서 자꾸 자연주의 출산/호흡법 영상들을 보여주길래 무시하고 있었는데 이 수업 이후로 나는 아기를 낳으러 갈 때까지 임신기간 내내 쭉 고민하게 된다. 출산이냐 무통이냐..
아마 두번째 첵업이었던것 같다. 임신 초기에 권장되는 기형아 검사랑 유전자질환 검사 이야기를 들은 게.
기형아검사 혹은 NIPT는 35살 이하면 필수는 아닌데 우리 닥터는 몇년전에 비해 검사 비용이 많이 낮아졌다며 웬만하면 꼭 받으라고 강력 추천하셔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겸 성별도 빨리 알 겸 신청했다.
둘 다 Natera라고 하는 기관에서 받았고 검사 이름은 Panorama와 Horizon이었다. 피검사는 병원에서 진행되지 않고 랩에 또 따로 가야 한다. 한 곳에서 한큐에 진행되면 미국이 아니지.. 그래도 랩은 다행히 집 근처에 하나 있었다 후후
유전자질환 검사는 이번에 하면 다음 임신때는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같이 받았다.
12주에 두 결과가 모두 나왔는데 다행히 모두 정상!
#철없음주의
성별은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베이비..보이..!!...!!....!!!! ㅎㅎ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철딱서니가 없을수가 없는데 그 당시에는 남편이나 나나 딸을 원해가지고 마음을 추스르는데 몇 주 걸렸다.
며칠도 아니고 무려 몇 주 ^^
이 날에 대해서 조금 더 적자면.. 다행히 남편이랑 같이 있었고 바깥 외출한 상태에서 스피커폰으로 결과를 통보 받았다.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는데 성별 듣는 순간 남편이랑 나랑 헛웃음 나오면서 벙쪄가지고 ㅋㅋ.. 아아 오케 땡큐.. 하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페퍼 미안해)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아 뭐 잘됐어~ 편하게 키워~ 하면서 훌훌 털어내는 듯하다가 다시 실망감이 올라와서 조용히 있다가 하여튼 지금 돌이켜보면 한심한데 그땐 그랬다 ㅋㅋㅋ
나는 임신 호르몬 때문이라고 쳐도 남편이 적잖이 실망해서 내가 달래주기도 했다. 다음에(?) 더 잘해보라며 ㅋㅋ
로망이 이루어지지 않아 속상한 마음 + 심란해하는 내 모습에 드는 죄책감이 어우러져서 참 며칠 동안 힘들었다.
핑크로 도배해주고 가방도 다 물려주고 싶었는데 나 이제 트럭놀이 해야 하는 건가.. 공룡이름 외우는 건가.. 하며 울적했다가
아기가 건강한걸로 감사해야지 이 무슨 한심한 생각이야.. 자책하면서 감정이 널을 뛰었다 ㅋㅋ
설령 딸이어도 내가 생각하는 딸의 성향일 거라는 보장이 없고 아들도 마찬가지인데 ㅋ
그래도 이렇게 부끄러웠던 모습을 기록을 하는 이유는 나처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산모들이 자기 자신한테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서이다. 주변에 얘기하면 아마 뭘 그런걸로 우울해하냐. 바꿀 수 없는 것에 왜 슬퍼하냐. 현재에 감사해라 이런 반응을 들을 수도 있는데 제일 중요한건 나 자신이 느낀 감정을 잘 살펴보고 인정해 주고 (validate) 거기다 여유가 된다면 한번 되돌아보는 것이다.
왜 내가 그 성별을 원했는지, 내가 이 아기를 키우면서 극복해내고 싶었던 유년 시절 기억이 있거나 아니면 나의 미니미를 꿈꾼건 아닌지.. 구글링해보니 이런 걸 gender disappointment라고 부르는데 한국 포털엔 개인적인 글들이 대다수이지만 영어권에선 어떻게 극복하는지 팁 등등 기사들도 읽어볼만한게 많아서 도움이 꽤 됐다.
며칠 저기압으로 있다가 주변 사람들한테 성별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이야기들도 듣고 한결 많이 나아졌다.
아 물론 아기가 태어난 후인 지금은 여자아기 한 트럭을 갖다 줘도 페퍼랑 못 바꾼다고 남편이랑 팔불출 놀이를 매일매일 하고 있다. 정말 우리 왜 그랬었냐고 ㅋㅋㅋ 성별이 뭐라고 그렇게 우울했었냐고 이불킥감이다 진짜
타임머신을 타고 임신 상태로 돌아가서 성별을 바꿔준대도 거절하고 페퍼를 만날 거다.. 흑.. 그만큼 소중해
예전엔 이렇게 상투적인 말을 다들 왜 하나 했는데 진짜 이렇게 밖에 표현이 안된다.
낳아보면 성별 상관없이 예쁘다는 말 진짜다.
직장 업무량이 많아지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안받으려고 해도 성격상 잘 안되고 다가오는 바쁜 시즌 + 관두는 사람 + 뉴하이어 트레이닝 콤보로 정말 너무 바빴다. 저녁 먹고 다시 일하러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아기한테도 미안하고.. 개아들도 못 챙겨줘서 벌써 짠하고...
그래도 입덧이나 하혈 없이 지나가서 감사하는 마음을 더 가지려 노력했다..!
벤더 디너 @ 카라 호텔
이때만 해도 임신초기라 동료들은 아무도 몰라서 티 안 나게 버진칵테일 시켜 먹고 집까지 조심조심 왔다.
밤운전은 아직도 무서워.
땡기는 음식 하나 더 추가하자면 햄버거를 엄청 먹기 시작했다.
원래 인앤아웃만 분기별로 한번 먹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쉑쉑이 땡겨서 화요일 저녁에 30분 운전해서 먹고 온날도 있었다.
생일 찬스 오마카세 @ sushi enya
본점은 리틀도쿄이고 우리는 주로 파사데나 껄 간다. 마리나 쪽에도 있고 베버리힐즈에도 있다.
오마카세 종류는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그냥 레귤러 다른 하나는 몇 피스 더 나오는 딜럭스 버전.
예전에 플렉스 삼아 딜럭스를 먹어본적이 있는데 천천히 배가 엄청 불러와서 나중에는 좀 질려버릴 정도였다.
여긴 롤도 유명하다. 레몬롤이 되게 무리수처럼 들리는데 제일 인기 많고 먹어보니 연어랑 은근 궁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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